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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가 났을까? 잘 모르겠다.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.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한다. 내 생각을 잘 모르니까. 내 행동의 이유를 모르니까. 내가 그런 것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지 않고 내가 말하지 않아도알정도로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으니까. 그러니 만에 하나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. 오해할만 하기는 하니까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. 그래서 신경이 쓰이고 또 쓰인다. 하지만 구구절절 설명을 하기에 우리는 서로 잘 모르고,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납득을 하게 될 정도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도 아니다. 내 말은 구차한 변명, 그저 말, 뿐으로 여겨질 수 있다. 그 사람은 나를 잘 모르고, 많이 겪어보지 않았으니까.

오해받고 있는 상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조금 고민했다. 말을 해야 할까? 기회를 만들어야 하나? 하지만 그러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. 우선 오해를 받고 있는지도 모르는 데다가, 그렇게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은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에. 그리고, 사실 생각해보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고 책임이지 내 권한 안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. 그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나를 잣대로 해서 나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, 내가 그것에서 벗어났거나 그것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한다 싶으면 오해를 할 것이다.